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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기저질환 고령층에 투여될 가능성 높아…합의점 도출 '난항'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고령자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령층 접종여부를 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례수입되는 코백스 화이자 백신 6만여명분을 제외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1000명분이 2월중 도입되면서 물량의 대부분이 우선순위인 고령층에 접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집단면역을 위해 백신접종을 장려해야하지만 초기 접종과정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발생될지 모르는 ‘백신불신’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는 지난 4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을 개최하고 아스트라제네카의 조건부 허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거듭했다.

오후 2시에 진행됐던 회의는 당초 계획됐던 2시간을 훌쩍 넘겨 마라톤회의로 진행되며 식약처는 중앙약심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못했다.

현재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 판단이 쉽지 않은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을 검증하기 위해 △안전성·유효성 검증자문단 △중앙약심 △최종점검위원회 순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개최된 중앙약심은 지난 달 31일 개최됐던 검증자문단 이후 진행된 두번째 회의지만 첫 번째 자문단 회의에 이어 고령자투여계획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세계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의 임상에서 고령층 환자비율이 낮은 것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고령자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회원국들은 자체적으로 고령자 투여를 제한하고 있는 것.

독일과 스웨덴, 프랑스, 노르웨이는 접종 연령을 65세 미만으로 제한했으며 폴란드는 그보다 더 낮은 60세, 벨기에는 55세로 설정했다. 백신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포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1000만명분)은 다른 백신에 비해 빠르게 공급(2월말)되는 만큼 대다수가 우선접종순위인 고령층에 접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부분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요양병원·노인의료복지시설 입소자들이 1분기 접종대상으로 정해지면서 고령자 접종여부가 중요해지는 상황.

정부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초기 이상사례발생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독감백신 사태처럼 ‘백신불신’ 현상이 발생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기 때문.

문제는 국내에서 아직 고령층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1차 자문단 회의에서도 위원들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에 대한 향후 3상임상 결과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허가’에는 동의했지만 고령자접종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당시 다수의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이 성인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된 점 △ 65세 이상에서도 예방효과 발생 △면역반응이 성인과 유사한 점 △안전성 프로파일이 양호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령자에 대한 투여를 진행해야한다고 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임상시험 등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면역원성에서의 혈청전환율은 성인과 차이가 없으나 항체가 65세 미만의 성인에 비해 고령층에서는 낮다는 점에서 면역원성 반응과 예방효과와의 상관성이 확립되지 않았으므로 임상 등 추가적인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해야한다는 것이다.

당시 자문단 회의결과를 발표했던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김상봉 국장은 “아직 고령자 투여에 대해 결론을 내리거나 합의되지는 않았다“면서 ”다수와 소수의 의견이 있어, 중앙약심에서 다시 논의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mRNA백신보다 안전해 고령자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평가받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정작 데이터 부족이슈가 생기면서 정부에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백신을 창고에 쌓아놓고 우선순위인 고령자들을 패스하기는 정부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면서 “결국 65세 이상에도 접종은 하겠지만 초기에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모니터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오늘(5일) 오후 세 번째 자문기구인 최종점검위원회를 구성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여부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한 조건부허가 여부를 논의한다.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기사입력 : 2021-02-05 05:5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