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규 회장 "간호사, 임상병리사 시행 시 건보재정 누수 불보듯 뻔해"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올해 하반기 심장초음파 급여화를 앞두고 정부와 의학계가 세부 사안 조율 중이다.
이에 내과계 초음파학회에서는 "심장초음파 검사 주체는 반드시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초음파학회 김우규 회장<사진>은 지난 1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논의 중인 심장초음파 급여화와 관련해 시행 주체를 명확히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보재정 누수, 법의 형평성 등 이유에서 임상병리사나 간호사가 심장 초음파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2,500억원대 비급여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심장초음파 급여화 논의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심장초음파 급여화 과정에서 가장 논란으로 떠오른 것은 바로 '시행주체' 이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초음파 진단검사 주체와 관련해 한국초음파학회, 대한신경초음파학회 등 초음파 관련 6개 학회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한국심초음파학회를 제외한 5개 학회에서 임상병리사에 의한 초음파 검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제출했다.
즉 의사단체 내부에서는 한국심초음파학회만 의사뿐만 아니라 '소노그래퍼'가 진단을 해도 된다는 입장.
김 회장은 "의사 이외에 심초음파가 가능하다고 보는 학회는 한국심초음파학회뿐이다. 내과계 초음파학회는 분명히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시행주체가 임상병리사, 간호가가 된다면 의료보험체계가 망가진다.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많이 내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의사가 초음파를 직접해도 삭감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비전문가가 하면 건보재정 누수로 재정 악화가 된다"고 꼽았다.
만약 의사가 아닌 간호사와 임상병리사가 초음파를 하게 되면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하게 돼 건보재정 악화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의사단체의 이런 주장에 임상병리학과 교수협의회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및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통해 업무영역을 인정받았다"고 반발하고 있어 의료계 내·외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문재인 케어' 일환으로 당초 지난해 말 마무리 되어야 했지만, 보건당국의 화력이 코로나19에 집중되면서 논의가 뒤로 미뤄진 상황.
그러다 오는 하반기 급여화 일정이 잡혔고 지난 9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개원의협의회를 비롯한 대한심장내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마취통증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학회 등이 함께 '심장초음파 급여화 협의체 1차 회의'를 진행했다.
한국초음파학회 박근태 이사장<사진>은 "최근 심장초음파협의체 첫번째 회의 열렸는데 여기에서 주체 이야기는 싹 빠졌다. 논란 여지가 많아서 급여기준을 먼저 논의했다"며 "두 번째 회의가 곧 진행될텐데 시행주체 이야기가 언제 수면위로 떠오를지 주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아가 최근 '의사 지도 감독하에 이뤄진 간호사 심초음파 검사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수사결과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최근 대전지방검찰청은 최근 한 대학병원 심초음파 검사 관련 의사 지도 감독하에 이뤄진 간호사 의료행위 수사를 무혐의로 결론짓고 내사를 종결했다.
김우규 회장은 "이런 법원의 판단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초음파를 의사가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법이 된다. 복지부나 의료인 국민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의 형평성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간호사가 심전도 검사를 해 그 의료기관 대표하는 의사가 14일 면허정지 행정처분이 이뤄졌다"며 "더 많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심장초음파를 의사가 아닌 타 직역이 할 경우, 문제가 되는데 복지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있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일명 '간호사 단독법'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만약 법이 통과된다면 간호사 면허의 업무범위가 넓어져 초음파 주체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
김 회장은 "간호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기 위해서 '간호사 법' 따로 만드는 점이 우려스럽다. 불법이 합법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초음파학회는 설립 2년만에 내과계를 대표하는 초음파학회로 자리를 잡았다. 내과전공의 초음파교육 지도전문의 인정기관을 획득했고, 레벨1 검사인증의, 레벨2 교육인증의까지 발부했다.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기사입력 : 2021-04-19 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