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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확보한 중환자실 병상 숫자, 인력·의료기기 고려 안해…현장 "실제 가동 가능 병상, 더 적다"
코로나19 치료병상 운영 병원 환자 배정 거부시 미사용병실 손실보상금 불인정…"책임 전가" 비판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 치료 병상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여력이 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현장은 포화상태라는 목소리다.

중환자의 경우 필요로 한 인력과 장비가 배로 들기 때문에, 실제 확보한 병상 숫자보다 현장에서 가동 가능한 병상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가운데 정부가 정당한 사유없이 환자 배정을 거부한 코로나19 치료 병원에 미사용병상 손실보상분 등 수가를 삭감하겠다고 밝혀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국무총리 김부겸)는 7일 기준으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총 8330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72.7%로 2278병상이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준-중환자병상은 7일 기준 총 419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전국 63.2%로 154병상을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도 73병상의 여력이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에서 가장 중요한 중환자병상은 7일 기준으로 총 807병상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국 312병상, 수도권 148병상이 남아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 이틀만인 9일 서울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1946개 중 1570개(80.7%), 경기 1663개 중 1509개(90.7%)가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221개이고, 이 중 169개(76.5%)가 사용 중이어서 입원 가능한 병상은 52개로 줄어들었다.

몇일 사이 코로나19 준-중환자와 중환자가 증가하면서, 현재 확보한 병상 수만으로 코로나19 치료에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정부가 발표하는 확보된 중환자실 병상 숫자와 실제 중환자실 여유병상 숫자가 다르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교수는 "중환자실 병상 숫자와 실제 입실자 숫자를 알아보려 했더니 보건소 관할이라며 알려주지 않는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언론에서 정확한 병상 확보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같다"며, "정부에서는 충분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인력이나 기기 등의 문제로 필연적으로 허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운영하는 모 대학병원 B교수는 "델타 유행이 심화되면서 코로나 중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환자들은 CRRT, 에크모 등을 필요로 하는데, 이럴 경우 필요한 인력이 더 많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병상은 있더라도 인력과 의료기기 부족 등 으로 환자를 받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중환자를 위한 기기 및 인력이 배로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에서 파악하고 확보한 병상 숫자와 실제 현장에서 가동 가능한 병상 숫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로 병상 확보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코로나19 치료병상 운영 병원이 정당한 사유없이 환자 배정을 거부할 경우, 거부 당일 미사용병상 손실보상분이 불인정 될 수 있다며, 코로나 확진환자 병상 배정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병원이 환자 배정을 거부할 시 중수본 수도권공동대응상황실에서 유선으로 거부사유를 재확인하고, △천재지변 등 병원의 귀책사유가 아닌 경우 △담당 의사의 급한 질병, 사고 등 △ ECMO, CRRT 등 전문 치료장비 부족 △ECMO 사용 중인 2인실의 공간부족으로 인한 추가 입원 불가 등의 정당한 사유가 아닐 시 당일 미사용병상 손실보상을 불인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중수본은 실제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단, 병상가동율이 80% 이상인 경우 예외) △의료인력의 휴가, 피로도 누적 등 △야간 또는 휴일임을 이유로 환자 배정 거부 △환자가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어서 배정 거부하는 경우 △병상 배정 요청에 고의로 무응답 등의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응급의학과 A교수는 "정부가 관리하고 책임지고 있는 코로나 중환자실 통계는 비밀로 부치고, 실제로 중환자실이 없어 환자가 떠도는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은 병원에게 전가된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관계 C씨는 "가능한한 많은 환자를 받아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는 것이 의료인들의 마음이다. 의료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정부가 병상 확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아타깝다"고 일침했다.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기사입력 : 2021-08-10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