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9월말~10월초 공개검토 예고…접종률 70% 이상 · 고령층 90% 이상 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국회에서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전략이 화두에 오르면서 관심과 우려가 집중됐다.
이에 대해 방역을 중점으로 수행하는 질병관리청은 현 시점에서는 4차 유행을 통제하고 예방접종률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시기로, 전국민 예방접종 완료 70% 이상 등 방역체계가 안정화된 후 시행시기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에서 언급한 ‘위드 코로나’에 대한 전략에 대한 배경과 시행 방안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위드 코로나’는 위중증률·치명률을 낮추면서도 일상생활을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19를 통제하는 전략으로, 현재는 보건복지부(중앙사고수습본부, 중수본)와 질병관리청(중앙방역대책본부, 방대본) 내부에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 안을 만들고 있는 단계이다.
그런데 지난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 전략 시행시기에 대한 질의에 ‘9월 말 ~ 10월 초 검토가 가능하다’라는 답변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남인순, 신현영, 이용호, 정춘숙 의원 등 복지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위드 코로나’에 대해 물었는데, 시행시기와 논의 배경, 적용기준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권덕철 복지부장관(왼쪽)과 정은경 질병청장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위드 코로나’ 전략에 대한 내부 논의가 시작된 배경을 설명했다.
권덕철 장관은 “이스라엘이나 미국, 영국 등 사례를 보면 2차 접종 완료자가 70% 이상으로, 이후 어떻게 방역을 가져갈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델타 바이러스 영향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 형성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방역과 거리두기, 의료체계를 갖춘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전 국민 예방접종 완료 70%를 달성도 못했는데, 논의는 이르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위드 코로나’ 시행에 필요한 기준점에 대해 설명했다.
정은경 청장은 “현재는 4차 유행을 통제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하는데 집중해야할 시기”라고 못박으면서 “(위드 코로나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검토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행 가능 기준에 대해서는 “시행은 접종률과 유행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해야할 것”이라며 “당초 목표는 70%였지만 델타변이 때문에 목표를 높일 필요가 있고,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은 90% 가까이 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청장은 또한 시행 시점과 관련해서는 “의료 및 방역대응을 철저히 해, 감당 가능한 수준이 돼야 단계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남인순 의원(왼쪽)과 정춘숙 의원
앞선 질의에서 남인순 의원은 “70% 접종률로는 변이 바이러스를 봤을 때에 (집단면역이) 어렵고 80%까지 돼야 한다는 이야기 이다. 중증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병상확보 등이 이뤄졌을 때 이야기를 꺼내야하지 않겠는가”라며 “방역에서 완화, 긴장감을 늦출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검토한다는 말조차도 정부로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의미를 되새겼다.
정춘숙 의원도 “위드 코로나는 70% 이상의 백신접종 완료와, 중증환자 포함 병실 및 의료인력 확보,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및 기저질환자‧고위험군에 대한 별도의 조치 등 세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큰 희생이 따른다”며 전제조건을 위한 정부 노력을 촉구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한편, ‘위드 코로나’는 복지위 뿐 아니라 같은 날(23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상반된 입장이 나올 정도로 화두가 되는 사안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보건의료노조와의 간담회에서 “정부가 9월 말에서 10월 초쯤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의료체계에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의료진과 노동자들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방역 체계가 불가능하다. 공공의료체계 강화, 의료 인력 확충, 충분한 예산 지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러스 때문에 입는 피해보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정부는 ‘위드코로나’ 전환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희망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승덕 기자 sdpress@bosa.co.kr
기사입력 : 2021.08.24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