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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은 물론 공급부족한 프로기노바까지 늘어나는 '라인업'

오는 7월부터 전문의약품 불법구매에 대한 정부의 처벌이 예고됐지만 아직도 온라인에서는 불법유통이 활개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마약류의약품으로 품목을 늘려가는 상황. 구매자 처벌이 6개월여가 남은 상황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단속이 시급하다.

최근 온라인상 해외 의약품 직구사이트에서는 다양한 전문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잘 알려진 탈모치료제나 발기부전치료제 외에도 여드름, 다이어트, 구충제, 진통제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약물들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

특히 이 중 한 곳을 살펴보면 여성호르몬제가 취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프로기노바가 1mg, 2mg 용량별로 판매되고 있는 것. 

바이엘측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프로기노바는 최근까지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사이트가 정식으로 제조된 의약품을 유통하는 것인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이밖에도 처방용 경구피임약인 야즈와 야스민도 판매되고 있어 환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신건강용 의약품'으로는 부프로피온, 설트랄린, 아토목세틴, 멜라토닌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 국회가 정부가 나서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무색하게 온라인상에서는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 

또한 여드름치료제 카테고리에서는 인도산으로 추정되는 이소티레티노인 제제와 독시사이클린 제제를 판매하고 있다. 부작용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하지만 이소트레티노인 제제는 트레티노인 연고제와 함께 묶음상품으로 취급된다. 

이밖에도 △다이어트(오를리스타트제제와 스피로노락톤, 토르세미드) △집중력(모다피닐, 피라세탐) △항생제(독시사이클린, 아시클로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아지트로마이신, 아비간 △간기능(메트로니다졸) △요실금(옥시부타닌) △고지혈증·당뇨(메트포르민, 아토르바스타틴) 등이 유통되고 있다.

불법유통으로 흔히 거론되는 진통제, 소화제 등의 일반의약품이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개선제는 제외하고도 방대한 품목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부터 마약류의약품, 감염질환까지 사실상 약국에서 취급하는 거의 모든 품목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셈이다.

문제는 오는 7월부터 정부가 전문약을 불법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1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본격적인 단속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대상 의약품은 스테로이드와 에페드린 등 그 밖의 의약품이 포함된다. 일반의약품보다는 전문의약품에 단속이 집중될 예정이지만 아직도 온라인상에서는 판매가 이뤄지는 상황.

때문에 일부 마약류나 항생제 등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것으로 보이면서 법 시행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지금 온라인 불법유통 추세를 보면 예전에 감기약 등 진통제나 소화제를 직구해서 먹던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이미 높은 수준의 전문약을 취급하기 시작했고 구입한 사람이 환자라는 점에서 다른 약물의 부작용으로 오해가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품목을 보면 마약류의약품 등 부작용 우려로 인해 정부가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취급을 제한하거나 까다롭게 한 약물도 있는데 여기서는 버젓이 취급하는 거 보면 허탈하다"면서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단속을 통해 노출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약사는 "과태료 시행을 앞두고 사이트 폐쇄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안된다고 계도만하면 나중에 벌금을 내게되는 구매자들도 불만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의약품에  관해서는 불법판매 적발이라는 작은 개념보다는 의약품 체계를 바로잡는다는 큰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종태 기자 leejt@kpanews.co.kr                        

기사입력 : 2022-01-10 05:5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