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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임상 가능한 생활치료센터 병상에 배정되도록 제도 보완중"

▲ 코로나 치료제 임상 참여를 각오해도 임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DB)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020년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는 임상 참여 의사가 있어도 임상 참여가 힘들다는 목소리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9월부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지원체계를 구축해 시행하고 있다. 신속한 임상시험 지원을 위해 임상에 필요한 피험자 모집·연계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구축했으며, 피험자의 임상 참여 안내·접수 사이트 ‘코로나19임상시험포털사이트’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참여하고 싶은 희망자는 코로나19임상시험포털사이트 또는 보건소를 통해 설문지와 치료제 임상 참여의향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며, 선정기준 부합 여부 심사 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정작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신청 현장에서는 임상 참여 희망자가 본인이 원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참여할 수 없음은 물론, 참여 가능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제보자 A씨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코로나19 확진 시 치료제 임상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참여의향서 등을 제출하면서 희망자 본인이 원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참여 가능 여부에 대해 문의하자 재단 측으로부터 질병관리청에서 치료제 임상 시행 기관의 병상을 피험자에게 배정해주기 전까지 임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며칠 전 지인에게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연락을 해온 보건소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참여 의사를 밝혔음에도 임상 참여를 할 수 없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목숨을 담보로 임상에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도 정작 현장에서는 임상지원재단과 임상시험 실시 기관 간 연계 부재 및 미흡으로 이 같은 각오가 무색하게 만든다”라고 한탄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참여희망자 연계 등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지원 업무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지원처럼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상황임을 인정했다.

재단 측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강력한 방역지침에 따라 관리가 되고 있음을 전하며, 치료제 임상은 백신 임상과 달리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확진 시 환자 상태를 판단해 질병관리청이 환자에게 배정하는 치료 환경이 ▲재택치료 ▲생활치료센터 입소 ▲의료기관 입원 중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상 참여희망자가 참여의향서 작성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제 임상 참여 기회가 분배되기 때문이다.

즉, 참여의향서를 작성했더라도 임상시험 실시 의료기관 또는 임상시험 전담 생활치료센터 내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면 치료제 임상에 참여할 수 없으며, 해당 기관으로 입소한 사람은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임상 참여 의향을 물을 때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 임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재단 측에 따르면 참여희망자가 임상시험 기관에 배정되더라도 해당 기관에서 임상이 이뤄지는 치료제 임상 참여 여부만 결정할 수 있어 사실상 참여희망자에게는 본인의 목숨과 건강이 달린 일임에도 선택권 자체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지원체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재택치료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측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택치료로 전환돼 운용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과 임상 접근성 등을 고려해 치료제 임상 확대를 위해 임상 전담 생활치료센터를 구축했더니 ‘재택치료체계’로 전환되면서 구축한 임상 전담 생활치료센터 입소자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고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기에는 재택치료 상황에서 임상시험을 해본 경험이 국내 의료진에게 전무하며, 임상 참여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들이 규정·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섣부르게 진행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확대 방안을 마련·구축하자마자 ‘재택치료’ 체계 전환·시행으로 무용지물이 됐으며, 대안도 현재 마땅치 않은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치료제 임상 참여자 모집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재택치료로의 전환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해당 문제들은 보건소에서 임상 참여 희망자를 조사해 병상배정반, 임상시험 실시기관과의 연계가 가동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한 결과, 임상재단에서 임상 참여자 모집 후, 임상 참여자의 기본정보를 병상배정반에 주면 병상배정반에서 임상 참여자에 대한 기초역학조사를 보건소에 요청해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바로 치료제 임상이 가능한 생활치료센터로 배정토록 임상 지원체계를 보완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보건 당국에 따르면 해당 임상 지원체계는 서울시에 협조를 구해 시험 운영까지 마친 상태로, 지난달 24일부터 서울·경기·인천·세종 등 총 4개 지역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동 중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보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보완된 임상 지원체계가 수도권과 세종시에서만 가동되고 있으므로 타 시·도의 임상참여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제도·생활치료센터 확충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김민준 기자 (kmj6339@mdtoday.co.kr)

기사승인 : 2022-03-07 07:3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