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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사회, 과다-장기 처방이 약 품절 주요 원인 지목...정부 대책 촉구

지난 3일 본지가 보도한 ‘조제용 AAP 6개월치 처방 어쩌나’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약사사회가 감기약 과다처방의 문제점에 대한 심각성에 공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확산된 동네의원급 요양기관의 장기 과다처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동네 의원의 감기약을 포함한 과다처방은 오랫동안 약국이 시달리고 있는 의약품 품절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개선책이 시급히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최근 한 지역 약국은 2개월 치 고혈압 고지혈증 처방에 코푸시럽 또한 2개월치 처방(1, 3, 60)이 내려진 것을 보고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또 다른 약국은 히알루론산점안액과 함께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을 처방하며, 용법란에 ‘필요시 복용할 것’을 기재했다. 의사와 환자간의 상담 내용을 명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굳이 증상이 있어서 아세트아미노펜정을 처방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졸피뎀정을 28일치 처방하며 타이레놀이알서방정 100일치를 처방한 사례도 있었다. 

약사공론을 통해 제보된 한 의원의 처방전도 마찬가지였다. 30대 코로나 환자에게 △아세트아미노펜 △덱시부프로펜 △ 슈도에페드린 △레보드로프로피진 △세파클러수화물 △레보클로페라스틴이 한번에 처방됐다. 

환자는 당시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고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30대 환자임에도 감기에 처방가능한 모든 성분의 약물이 한번에 처방된 셈이다. 해당약국의 약사는 “특별한 처방은 아니다. 코로나 확진됐다고 하면 흔하게 나오는 처방으로 꽤 오래됐다”고 답했다.

정부는 앞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수급난을 우려해 덱시부프로펜, 이부프로펜 등의 해열진통제로 대신 처방해줄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들 의약품이 병용 처방되고 있는 실정인 것.

이같은 사례를 종합해 보면 뚜렷한 증상이 없어도 다양한 종류의 감기약이 한꺼번에 처방되거나 필요 이상으로 장기 처방되는 사례가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는 것이 일선 약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진료가 늘면서 동네 의료기관 역시 장기처방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최근 감기약 부족 사태와 맞물리며 감기약 장기처방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역 한 약사는 “특히나 의약품 수급이 불안한 동네약국의 의약품 품절 상황을 감안하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감기약 장기-과다처방은 실제 품절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라며 “정부가 실질적인 의약품 공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는 “일반의약품 감기약의 판매수량까지 제한하려는 정부의 조치는 의약품이 적시에 필요한 환자에게 적정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의사 처방을 통해 이미 적정량 이상의 감기약이 대책없이 처방되는 실정은 모른척 하고 애매한 약국만 규제하려고 한다면 정부 정책은 말 그대로 ‘탁상행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주 중 감기약 판매제한 조치를 확정해 다음 주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등이 대상이며, 1인당 3일에서 5일분 등 일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약국 등 판매처가 이를 위반했을 경우 처분조항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감성균 기자 sgkam@kpanews.co.kr

기사입력 : 2023-01-04 05:5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