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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응급실 방문 중독환지 대상 심층 실태조사 결과 분석

응급실을 찾은 10대 중독환자 10명 중 2명 이상이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때문이라는 심각한 결과가 공개됐다.

편의점약의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성을 알려주는 국내에서는 드문 객관적 통계자료라는 점에서 그 의미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에서 분석된 내용이다.

중독 실태조사 결과,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중독환자는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67.2%)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발생연령은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주요 노출물질은 치료약물(51.5%),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순이었다. 

노출물질은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전 연령대 중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로, 모두 치료약물에 해당했다

20대 역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물이 벤조디아제핀계와 일산화탄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노출물질별 증상 및 징후에서도 치료약물 중독에 따른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체온을 비롯해 정신증상, 두통과 어지러움, 경련 발작, 심혈관계 증상과 심전도 이상의 경우가 모두 치료약물 중독에서 가장 많이 관찰됐다.

이처럼 아세트아미노펜을 포함한 치료약물로 인한 심각성이 이같이 관찰된 가운데 편의점약 시장은 지난 10년 새 3.5배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2배 커졌고, 특히 편의점 내 감기약 시장이 커졌다. 

이에 대해 약사회 관계자는 "편의점약 시장 확대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편의점약 매출이) 심야시간에 느는 건지, 주간시간에 느는지 데이터가 없다. 휴일이나 심야에 느는 분량보다 주간에 약국이 문 열었을 때 늘었으면, 문제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의약품 오남용 문제다. 편리성에 너무 집중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4년간 안전상비의약품 공급현황

한편 질병관리청의 이번 1차년도 보고서는 지난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시행한 최초 1년간의 조사 결과이며, 2차년도 보고서부터는 당해연도 1월부터 12월까지의 조사결과를 연단위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을 선정,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진행 중이다.

감성균 기자 sgkam@kpanews.co.kr

기사입력 2023-10-12 05:5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