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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최근 4년간 폐업신고 의료업자 등 점검 결과
920곳 174만개 국가 감시망서 사라져

▲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했던 174만여개의 마약류의약품이 국가 감시망에서 사라져 불법으로 유통 및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했던 174만여개의 마약류의약품이 국가 감시망에서 사라져 불법으로 유통 및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9일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자료를 활용해 올해 4월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마약류 의약품 재고량을 중심으로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4년간 폐업 신고한 의료업자 등이 관계법령에 따라 마약류 의약품을 적절히 처리하는지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2019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0일까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폐업 의료기관 등 1000개소에서 197만888개의 재고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처리 내역이 없었다.

이어서 감사원은 양도‧폐기 보고가 없었던 폐업 의료업자 등의 중점관리대상 중 주사제 1만3549개에 대해 일련번호 기준으로 폐업일 이후 다른 의료기관 등에서 해당 주사제를 취급하고 보고한 내역 있는지 추가 확인했다.

그 결과, 7.3%에 해당하는 987개는 다른 마약류취급자가 취급했다고 보고한 이력이 있어 폐업 의료업자 등이 단순히 양도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나머지 92.7%에 달하는 1만2562개의 경우 취급 이력이 확인되지 않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감시망에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나 불법 유통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주사제인 중점관리대상 마약류 의약품이 아닌 나머지 마약류 의약품 195만7339개에 대해 다른 마약류취급자가 양수보고한 내역이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 22만8163개(11.7%)는 양도‧양수가 이뤄진 사실을 추정할 수 있었고 172만9176개(88.3%)는 확인되지 않았다.

즉, 폐업 의료업자 등이 처리한 내역이 없는 재고 마약류 의약품 197만888개 중에서 추적 가능한 987개 및 22만8163개를 제외하고 920개 폐업 의료업자 등의 재고 마약류 의약품 174만1738개는 국가 감시망에서 사라져 불법 유통·사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특히 국가감시망에서 사라진 174만여개의 마약류 의약품 중에는 최근 오‧남용 등으로 문제가 되는 펜타닐, 옥시코돈, 프로포폴, 케타민, 졸피뎀, 펜터민 등 성분의 의약품도 다수 포함돼있었다.

아울러 감사원이 13개 폐업 의료기관을 선정해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관계법령을 위반했거나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5개소의 경우 의료업자 등의 사망 또는 연락두절 등으로 이들이 폐업 당시 보유했던 마약류 의약품 89만5697개의 처리 내역을 알 수 없었다.

연락이 된 서울 강남 소재 의원과 대구 달서구 소재 의원의 의료업자는 폐업 후 프로포폴 등 재고 마약류 의약품을 각각 1936개와 450개씩을 “임의로 폐기했으나 폐기 관련 증빙은 없다”고 진술했다.

또한 포항 북구 소재 의원의 의료업자는 지난 2020년 9월 폐업 이후 올해 5월까지 알프라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 5만2000정을 보관하다 2만7246정을 분실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식약처는 주사제 마약류 의약품의 특성과 관리상의 한계를 고려해 의료업자 등의 주사제 마약류 의약품 투약량과 ‘사용 후 폐기량' 등 취급보고에 대한 분석기준을 마련해 특이 현상이 발견된 의료기관에 대해 즉시 조사에 착수하는 등 감시 체계에 사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식약처장에게 지자체로 하여금 폐업 마약류취급의료업자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는 한편 재고 마약류 의약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폐업한 마약류취급의료업자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점검할 것을 통보했다.

아울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보고 등을 거짓으로 한 마약류취급의료업자 등을 고발하고 관할 지자체에 업무정지를 의뢰하는 등 관계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식약처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마약류 감시원이 적극적으로 폐업 의료업자 등의 재고 마약류 의약품 처리를 감시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폐업 의료업자 등에 대해 점검하도록 내년도 감시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기사승인 : 2023-11-13 08: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