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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지난 5월 ‘국소마취제 투여법’ 급여기준 신설
임산부, 통증 조절 선택권 박탈‧의료계, 혼합진료 금지 반발
복지부 “의료계 등 전문가 자문 통한 급여기준 개선” 강조

보건복지부의 '국소마취제 급여기준' 신설이 임산부 통증 조절 선택권 박탈과 혼합진료 금지 논란을 부르고 있다. 복지부는 두가지 주장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보건복지부의 ‘국소마취제 급여 기준’ 신설이 혼합진료 금지 논란을 불러 주목된다. 임산부 통증 조절 선택권 박탈 논란까지 더해지며 사태가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5월 3일부터 10일까지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행정예고했다.

내용은 ▲기존 통증자가조절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 ▲기존 통증자가조절방법으로 통증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 등에 한해 ‘개흉‧개복술 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를 본인부담률 90%의 선별급 적용하는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단서 조항인데, 급여대상 환자에게 타 통증자가조절법을 병행 실시한 경우 주된 통증조절법 중 1종만 요양급여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임산부들 사이에서 ‘복지부가 무통주사와 마취제 페인버스터를 병용 사용하지 못하도록 고시를 개정했다’는 불만이, 의료계 일각에서는 혼합진료 금지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수술 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를 다른 통증조절 방법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관련 학회 및 다수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23년 11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의료기술 재평가를 통해 무통주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와 수술 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를 다른 통증조절방법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통증 조절 정도의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 국소마취제도 6배 이상 투여해야 하는 등 정신 독성 우려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기준 신설을 위해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관련 학회 자문과 다수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쳤으며, 다수 전문가가 해당 시술법을 다른 통증조절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해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관련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를 병용 사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급여인 무통주사를 맞으면서 산모가 원해 페인버스터를 병행할 경우, 이번 기준 신설로 페인버스터 비용을 모두 산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복지부가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 병용을 막은 것이 아니라 무통주사를 맞으면서 페인버스터를 병용하면 지금까지는 선별급여 80% 적용해 비용의 20%를 건강보험에서 내줬지만 앞으로는 100%를 모두 산모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를 통해 산모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약 3만원 정도다.

의료계가 제기하는 혼합진료 금지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혼합진료 금지는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같이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페인버스터는 비급여가 아니라 선별급여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급여기준 신설로 ‘저출생 시대에 산모의 통증 조절 비용 부담을 늘렸다’는 지적에는 복지부도 고민이 깊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의료계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준을 만든 것이라 기준을 다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산모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달라는 요청을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산모와 현장 의사들의 의견과 앞서 수렴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해당 시술법의 급여기준 개선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성순 기자 

기사입력 2024.06.12 0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