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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진료 및 무자격자 진료‧조제 방지 위한 규제 강화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였지만 대부분 음성진료로 이뤄짐에 따라 건강보험 부정수급과 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 및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는 6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1주년 사업 평가’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개방 형태로 운영되면서 사업의 목적과 범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약준모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비대면 진료는 1419만 명 대상으로 3786만 건이 실시됐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비대면 진료 가산급으로 1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약준모는 “대면 진료 대비 비대면 진료에 30%의 가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며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비대면 수가가 대면 수가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적다는 것을 볼 때, 이와 반대로 진료비를 증가시키는 한국의 비대면 수가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서 화상 진료보다 음성 전화로 대부분의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이는 진료의 신뢰도를 저하할 뿐만 아니라 대리 진료 및 건강보험 부정수급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준모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이용자 중 76.6%는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 이용하고 있었으며 기존에 먹던 약을 단순 재처방 받기 위해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비율 18.3%였다.

또 23년 6월과 7월 비대면 진료 다빈도 질환 현황을 보면 기타 및 상세 불명의 원발성 고혈압이 1위,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2형 당뇨병이 3위로 비대면 진료를 차지하고 있었다.

자료=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약준모는 “비대면 진료의 대다수는 기존의 만성질환 약물 재처방에 집중돼 있다”며 “검사 수치 결과 없이 문진에 의존한 만성질환약 처방은 국민 건강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실행방식의 문제점으로 △음성전화로 진료 이뤄져 의사 및 환자의 확인 불가 △신분확인 절차가 어려워 건강보험 부정 수급 가능성 증가 △조제 약사에 대한 정보 확인 방법 전무 △무자격자에 의한 진료 및 조제 방지 방법 부재 △심평원에 청구되는 급여진료만 집계 가능 △요양기관 본인확인 제도 적용 불가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비대면 진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처방전 리필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에 의사에게 받은 처방전을 사용해 추가로 의사의 진료를 받지 않고 약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로 국민의 편의성과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고위험 약물에 대한 처방 규제 및 비대면 진료 시 본인 확인 절차 강화, 플랫폼의 의료기관 및 약국 선택에 대한 중립성 보장,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제기자

기사입력  2024.08.0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