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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미용 목적 처방 사례 다수 목격, 가격 공유도 실시간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관심이 과열되면서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명 꿈의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상륙 후 약국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가격과 재고 문의가 쏟아질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A약사는 "위고비 가격이 비싸서 수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높다"며 "가격이랑 재고를 묻는 전화도 상당히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고비는 BMI(체질량지수) 30 이하거나 뇨병,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이상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등에 처방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전문의약품이다.

하지만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이 늘면서 BMI 기준이 되지 않는 소비자들도 단순히 '다이어트용'으로 위고비를 처방받고 있다.

실제 오픈채팅,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티니에서는 '위고비' 를 처방받았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으며 이중 에는 정상 체중인 소비자의 사례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위고비 처방 창구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이다. 비대면진료 특성상 환자 몸무게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점, 즉 허점을 이용해 위고비가 공공연히 처방되는 실정인 것.

한 게시자는 "비대면으로 10초 통화로 처방전 나온다. 이름만 물어보고 끊는다"고 올렸고, 또 다른 게시자는 "비대면 처방전을 키, 몸무게 적지도 않는다. 꼭 BMI 30이 넘어야 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올렸다.

약국가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위고비 구매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A약사는 "이미 비대면진료 플랫폼에서는 다이어트약, 탈모약 등 복약지도가 필요한 약들이 무분별하게 처방됐다. 위고비 수요가 있는 만큼 홍보도 크게 하는데 환자를 대면하지 않다 보니 기준에 맞지 않아도 처방이 무분별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뿐 아니라 병원과 약국의 위고비 가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 B약사는 "경쟁적으로 위고비를 홍보하고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벌써 '성지' 약국, 병원이 공유되고 있다"며 "가격 경쟁으로 가격 문턱이 낮아지면 오남용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자정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 달간 온라인 판매·광고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부작용 모니터링을 위한 신속 대응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며, 처방 없이 온라인 등에서 판매하거나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이슬기자

기사입력 2024-10-22 12: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