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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전문의 인증 없는 자격 부여로 검진 신뢰도 하락“

[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암검진 전문위원회가 대한외과학회와 대한가정의학회가 발급하는 내시경 의사 자격을 국가암검진 내시경 시술 자격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내시경 검사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를 포함한 11개 학회는 내시경 검사에 대한 엄격한 질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번 정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학회에서 인증하는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는 내시경지도전문의 지도와 감독 아래 최소 1년 이상 수련 교육을 받고 엄격한 서류 심사, 필기시험, 구술 시험을 포함하는 자격시험을 통과한 의사만 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며 “외과학회 및 가정의학회에서 부여하는 내시경 의사 자격증은 체계적인 내시경 교육 없이 일정 건수의 내시경 검사 및 연수교육 평점을 받으면 서류 심사만으로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인증을 받은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는 9,466명에 이르며 자격증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한정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의사에 대해 자격을 갱신하고 있다.

소화내시경학회는 “국가암검진 내시경 시술 자격은 자격증의 인증과 갱신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안전하면서도 양질의 내시경 검사를 과연 담보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국가암검진 내시경 인증의 부여 자격을 확대하려는 암검진 전문위원회의 결정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외과와 가정의학과 등 특정 학회의 내시경 시술 자격 인증에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게 되면 내과를 선택할 동기부여가 상실돼 내과 전공의 수급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국가암검진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에서 엄격한 내시경 질 관리와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화내시경학회는 “일반 국민은 국가암검진 내시경 검사를 수행하는 의사라면 모두가 소화기내시경 전문 의사라고 생각하지만 2021~2023년에 국가암검진 내시경 검사를 수행한 의사의 약 30% (3845명)가 외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라며 “양질의 국가암검진 내시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검진기관이 충분한 자격을 갖춘 내시경 의사로 팀을 구성하는 것이 질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2018년 국가암검진 위내시경 검사의 경우 위암이 없다고 판정받은 수검자에서 1년 이내 위암 발생이 확인된 환자 수는 1천명 당 1.24건, 대장내시경 검사의 경우 대장암이 없다고 판정받은 수검자에서 1년 이내 대장암이 발생한 환자 수는 1천명 당 8.38 건으로 내시경 질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국가암검진 내시경 질관리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시경인증의 정책 변화는 국가암검진 내시경 사업을 무너뜨리고 그 수준을 떨어뜨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유은제 기자 

기사입력 2024.11.1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