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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2025년 선별집중심사 항목’ 논란
“기본 검사만 15종 이상인 질환 많아” 비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5년 선별집중심사 항목'에 '검사 다종'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5종 이상 실시한 외래 검사에 대한 집중심사를 예고하자 개원가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의학적으로 권고하는 기본 검사만 그 이상인 질환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심평원은 지난달 27일 ‘2025년 선별집중심사 항목’으로 16개를 선정해 안내했다. 병·의원은 16개 항목 모두 해당되며 상급종합병원은 3개, 종합병원은 8개 항목을 심사받는다. 개원가는 16개 항목 중 진료비 증가 이유로 선별집중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검사 다종’에 반발했다. 심평원은 전체 진료 분야 의과 외래 검사를 15종 이상 실시한 청구명세서를 집중심사하겠다고 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2일 “명확한 의학적 근거와 법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선별집중심사 대상에서 '검사 다종' 항목을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중심사 대상 항목 선정과 발표가 “기습적”으로 이뤄졌다고도 비판했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5년 선별집중심사 항목'

내과의사회는 “현행 건강보험법과 관련 고시에는 15종 이상 검사를 제한하거나 이를 심사 대상으로 삼는 규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심평원이 심사 기준 근거로 제시한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 규칙’ 제5조 1항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요양급여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각종 검사를 포함한 진단 및 치료행위는 진료 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

내과의사회는 ‘15종 이상’이라는 기준 자체가 “현실적인 임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사회 획득 폐렴 환자는 권장 검사만 최소 17종이며 국민건강검진도 일반 검사 항목만 8~14종이라고 했다.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이차골다공증 원인감별 검사의 경우 혈액 기본 검사만 20종이며 추가 검사를 합하면 24종을 실시하한다고도 했다.

내과의사회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비해 검사 항목이 적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정기 검사는 기본 검사만으로도 15종을 초과할 수 있어 진료현장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과의사회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방해하며 환자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심평원은 이같은 기준을 정한 근거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와 논의 없이 선별집중심사 항목을 선정하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내과의사회는 선별집중심사 제도가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가 필수”라며 “심평원은 이번 발표에 앞서 의료계와 어떤 사전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결정은 의료계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이뤄져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의료계와의 상호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이에 2025년 선별집중심사 항목에 새로 추가된 ‘검사 다종’ 항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송수연 기자 

입력 2025.01.02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