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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충격파 최대 22.5배…병원서 비급여 가격차 커
경실련, 비급여 보고 의무화, 표준가·상한 설정 등 제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회관에서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출처: 경실련 유튜브 갈무리).

비급여인 도수치료 진료비가 병원별로 최대 62.5배 차이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상한을 두거나 표준 가격을 설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23년 기준 의료기관(의원급 제외) 비급여 진료비 규모를 분석해 진료비 상위 10개 항목 중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MRI(척추-요천추, 슬관절)을 포함한 5개 항목을 선정했다. 그리고 심평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를 토대로 5개 항목에 대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의 가격을 정리하고, 상위 10개 병원과 하위 10개 병원 간 가격 격차를 조사했다.

2024년 9월 기준 비급여 진료비 상위 5개 가격조사 결과(자료제공: 경실련)

그 결과,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은 도수치료로, 병원에서 최대 62.5배까지 차이가 발생했다. 병원 중 도수치료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50만원이었으며, 가장 낮은 곳은 8,000원이었다. 종합병원의 경우 그 차이가 30.8배(가격 차이 38만7,000원)였으며 상급종합병원은 5.9배였다.

체외충격파치료의 경우 병원에서 최대 22.5배 차이가 발생했다. 가장 비싼 곳은 45만원이었으며 가장 저렴한 곳은 2만원이었다. 종합병원은 그 차이가 11.0배(30만800원 차이)였으며, 상급종합병원은 6.7배였다.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선형술 진료비는 최대 19.0배 차이가 발생했으며 MRI 항목 중 척추-요천추는 최대 3.1배 차이를 보였다. 슬관절 항목 진료비는 최대 4.0배 차이가 발생했다.

국민 84.5% "비급여 진료비 제어할 필요 있어"

경실련은 이날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급여 가격 합리화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7일간 진행됐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88.5%가 비급여 진료비 가격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9.3%는 '잘 모르겠다'라고 했으며, '그럴 수 있다'는 응답은 2.1%였다.

진료 시 의사에게 비급여 진료 내용과 가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지 물었을 때, 40.3%는 '진료 후 간략하게 통보받았다'고 했다. 28.9%는 진료 전에 설명을 들었다고 했으며, 5.2%는 진료 전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서명도 받았다고 했다. 반면 25.5%는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심평원이 제공하는 '비급여 가격 비교·공개 서비스'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1.6%가 알지 못한다고 했다. 34.5%는 알고 있지만 이용해 본 적 없다고 했다. 활용한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14.0%에 불과했다.

적절한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65.8%가 치료재료 등 원가가 명확하면 가격이 원가 대비 2배 이하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30.4%는 3~5배가 적절하다고 했다. 3.3%는 10배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한 84.5%는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의 가격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13.1%였으며, 2.4%는 '가격을 제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비급여 가격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중복 응답 허용) 53.6%가 정부에서 상한가를 정하고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을 꼽았다. 그 외 ▲급여 의료비처럼 정부가 직접적으로 가격을 결정(43.0%) ▲유사한 급여 치료재료 가격을 기초로 가중치 부여(34.9%) ▲건강보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비급여의 경우 정부가 사전에 가격 결정(25.3%) ▲비급여 진료비를 시장 자율에 맡김(11.4%) 순이었다.

"비급여 진료 보고 의무화…가격 상한 설정, 표준 가격 설정 必"

이에 경실련은 단순히 비급여 공개제도만으로는 비급여 관리가 불가능하다며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비급여의 가격 상한 혹은 표준가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현행 1~2개월분 일부 항목 보고로는 비급여 진료 행위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전체 비급여를 관리하려면 모든 비급여 진료 내역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며 "급여 신청 시 모든 비급여 진료 항목의 12개월분 자료를 제출하도록 보고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건강보험 환자에게 사용하는 신규 비급여의 경우 사전 승인을 의무화하고, 등록된 비급여만 진료하도록 해야 한다. 사전 승인 시에는 가격 상한을 설정해야 한다"며 "비급여 등록 시 표준가격 혹은 가격 상한을 둬 무분별한 진료비 책정을 방지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 외 ▲비급여 명칭 표준화 및 사용 의무화 ▲비급여 목록 정비 ▲실효성 있는 진료비 정보 공개 ▲비급여 모니터링 강화도 제안했다.

김주연 기자 

입력 2025.01.06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