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 정보 포탈 화면 예시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비급여 정보 포털'을 상반기 내 구축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개원가에서 보험당국이 실질적인 비급여 천장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실손보험 개혁정책과 맥락을 같이해 비급여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심평원과 병원 등에서 공개된 자료라며 실효성 없이 건보재정만 낭비하고 있다고 일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비급여 의료 정보를 담은 '비급여 정보 포털'을 상반기 내 구축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비급여보고 제도의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한 지역별 가격 등에 대한 정보를 국민에게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특정 질환 치료시 환자 개인에게 예상되는 총 진료비용(급여+비급여)을 계산해 보여주는 형태로, 차후에는 의료 질 평가 정보도 포함된다.
건보공단은 이를 통해 종합적인 비급여 진료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의 의료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심평원에서도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건보공단은 비급여보고 제도를 통해 운영 중인 98.8% 병의원에서 비급여 내역 보고를 받고 있으며, 1000여 개 이상의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 같은 비급여보고 제도 데이터를 활용하면 가장 상세하고 빠르게 종합적인 비급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 항목을 건보공단에 보고하는 비급여보고 제도는 지난해 3월부터 대상 기관을 의원급 포함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고, 보고 항목도 기존 594개에서 1068개로 늘려 시행 중이다.
이 같은 건보공단의 계획은 지난 1월 9일 진행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 정책 토론회'에서도 자세히 발표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했던 건보공단 서남규 비급여관리실장은 "비급여와 급여의 구분이 애매하고, 비급여의 수가 명확하게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상황"이라며 "건보공단이 비급여 재평가 근거를 마련하고, 명칭이나 코드를 표준화하고, 비급여 통합 포털을 통해 비급여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비급여 통합 포털에 대해 비급여 의료를 항목별·질환별로 공개하고, 상세 가격 정보를 공시하는 것은 물론 지역별 세부 진료비,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 대체 치료법 등을 공개하고 여러 기관에 산재한 비급여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민간 포털과 연계해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원가 "건보당국이 실손보험 개혁안과 발 맞춰 비급여 압박"
개원가에서는 건보공단의 비급여 정보 포탈이 실질적인 비급여 비용 천장화 효과를 목표로 일차 병의원들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원의 A씨는 "건보공단과 비급여 진료는 실제로는 관계가 없다. 비급여에 건보 재정이 소요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급여는 실손보험사의 비용 발생 문제로 현재 보험사의 이익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실손보험 개혁 정책과 맥을 함께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개원의 B씨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급여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병의원에서는 비급여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데, 비급여 관리 강화를 추진할 경우 일차 병의원의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보건 당국의 이 같은 정책은 실질적으로 비급여 비용의 천장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비급여 정보 포탈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개원의들을 긴장하게 했다.
정 이사장은 "비급여 중 꼭 필요한 치료는 일정 기간 선별급여 운영 후 평가를 거쳐 급여화하겠다"면서도 "건보 재정의 내실화와 국민의 합리적 의료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남규 비급여관리실장도 "모든 비급여에 항목·가격·사유·대체 항목 등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더불어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기관 총수익 관점에서 환산 지수 산출 방식을 개편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심평원과 병원 등에서 비급여 비용을 공개하는 상황에서 건보공단의 포털 구축은 실효성 없는 예산 낭비만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이태연 보험부회장은 "법으로 인해 모든 병원에서 시행하는 비급여에 가격과 내용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며 "심평원에서도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통해 가격 비교가 가능한데 새삼 건보 재정을 들여 어떤 정보 포털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실효성 없는 정책이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개원의 C씨도 "비급여 정보 포털 이야기가 한두 해 나온 것이 아니다"며 "비급여 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필요성을 느끼고 선택하는 것인데 가격 정보를 알리면 비급여 선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이없다"고 코웃음을 쳤다.
한편, 건보공단은 비급여 정보 포털은 상반기 중 오픈을 목표로, 현재 시스템 구축과 내용 검증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금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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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예 기자
기사입력 2025.03.06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