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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발언 직후 켄뷰 주가 급락 후 반등…글로벌 시장 흔들
임신부 환자 "대체 약 없어 걱정"…전문가 "열 방치가 더 위험"
팬데믹 때 반복된 품절 사태 재조명…성분명 처방·공급 안정 대책 절실

사진=AI 생성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제조사 켄뷰(Kenvue)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주가는 급락 후 일부 회복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타이레놀이 가장 보편적인 해열진통제라는 특수성 때문에 환자 불안이 커지고 과거 품절 사태의 기억까지 겹치며 파장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면 임신 중 타이레놀을 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국(FDA)은 라벨 경고 개정과 의사 대상 공지, 공공 캠페인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사 켄뷰는 즉각 성명을 내고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없다"고 반박했다. "필요 시 최소 용량·최단 기간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합리적이며 과학적 근거 없는 공포 조성은 오히려 산모와 태아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켄뷰 주가는 발언 직후 급락했고 이후 일부 반등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단기 반등이 있었으나 연간 흐름은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불안감은 확산 중이다. 임신부 환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체 약이 없어 걱정된다", "혹시 복용 때문에 아이가 자폐가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임신부는 방송 인터뷰에서 "무작정 끊기는 어렵고 필요할 땐 조심해서 쓰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접근을 주문한다.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38.5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관 결손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며 "약 복용 자체보다 열을 관리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타이레놀과 자폐를 직접 연결짓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논란은 국내에서 반복돼온 타이레놀 품절 사태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팬데믹 당시 백신 접종 후 해열 목적으로 타이레놀이 권장되면서 전국 약국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동일 성분의 다른 해열진통제가 존재했지만 소비자들은 '타이레놀'만 찾으면서 공급망 혼란이 심화됐다. 당시 의약계는 성분명 처방 확대와 공급 다변화 필요성을 해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타이레놀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이자 사실상 1차 선택지로 자리 잡아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약물 안전성 논란을 넘어 정치적 발언이 제약사 주가, 환자 불안, 의료현장 혼란으로 직결되는 파급력을 보여준다.

국내 의료계는 "정치적 수사와 과학적 근거를 구분해야 한다"며 환자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근빈 기자

기사입력 2025.09.2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