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건강염려증 환자 1만8천 명대…과다 진료·검사 악순환
서명옥 의원 “예산 증액·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 필요”

하루 한 번 이상 병원을 찾는 국민이 1년에 2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며 특정 질환이 없음에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닥터쇼핑(doctor shopping)' 행태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외래 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한 환자는 228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찾은 셈으로 최근 5년간 누적 인원은 1만 2347명에 달한다.
 

 연간 외래진료 365회 초과자 현황
의료 남용의 구조적 원인으로 병원 간 시스템이 연결되지 않아,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해도 중복 검사·처방 확인이 불가능한 현실이 문제로 지적된다.

의원급 98%…대형병원 중복 진료도 잦아

연령대별로는 70대가 747명(32.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524명), 80대 이상(438명) 순으로 고령층 비중이 높았으며 30대 65명, 20대 27명 등 젊은 층에서도 의료쇼핑 현상이 일부 나타났다.

방문 의료기관은 의원급이 98.3%, 이어 종합병원 61.4%, 상급종합병원 39.9%로, 경증 진료와 대형병원 중복 이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서 의원은 "중복·과잉 진료가 건보 재정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인부담률 90%로 높였지만 '효과 미미'

특히 건보공단은 2023년 7월부터 연간 외래 365회 초과자에게 본인부담률 90% 적용 정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후에도 초과 진료자 수는 2020년 2535명에서 2024년 2288명으로 큰 변화가 없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건강염려증(건강염려증성 장애) 환자는 2020년 2962명에서 2024년 3504명으로 늘었으며, 5년간 진료비는 약 56억 7000만 원에 달했다. 올해 7월까지도 이미 2478명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염려증은 신체 이상이 없음에도 질병을 걱정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검사와 처방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혈액검사·CT·MRI를 반복 요청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병에 대한 불안’이 의료 이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명옥 의원은 "건보공단이 34개 전문의학회와 함께 '현명한 의료선택' 리스트를 개발했지만 의료현장에 적용된 곳은 단 2곳에 불과하다"며 "지하철 광고 등 홍보도 1회성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건강염려증 증가와 닥터쇼핑 실태를 고려해 과다 의료이용 예방 예산을 늘리고, 정신건강·의료정보 연계형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기사입력 2025.10.10 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