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비대면진료에서 요양기관과 환자를 중개하는 핵심 시스템인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의 상업화, 영리화를 억제하고 무분별한 불법행위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공공플랫폼 마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진료와 조제 공공성을 보장할 공적 플랫폼 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2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원격지에 있는 의료인 간 비대면으로 협진할 수 있는 원격의료의 근거는 정하고 있지만, 비대면진료에 대한 부분은 정하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의사집단행동에 따른 의료대란 등 보건의료 재난위기 상황에서 감염병 예방과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진행돼 오고 있는데, 여기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노동자 단체들과 약사회 등 전문가 집단에선 비대면진료를 중개하는 민간 플랫폼의 무분별한 난립과 영리추구 행위로 의약품 오남용과 의료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 의료 정보의 안정적인 관리와 비대면 진료의 공공성을 보장할 공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민간 플랫폼에 대한 허가 제도를 도입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비대면 진료의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공공 플랫폼인 공공비대면 진료시스템 구축·운영 근거를 마련하며, 비대면 진료시 비급여 의약품 처방을 제한하는 등의 규정을 신설해 의약품 오남용과 과잉 처방을 방지하려는 게 주목적이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비대면은 동일한 대면진료 기록이 있는 즉, 재진과 의원급 의료기관 위주이며 환자 거주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동일 지역에 위치하거나 희귀질호나자, 제1형 당뇨병환자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비대면진료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받을 수 있다.

또한 의료인은 의약품 종류와 처방일수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약제를 처방할 수 있으며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 처방금지다. 다만 희귀질환자 대상 마약류 처방은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경우 가능하다.

시각 정보가 필수적 환자는 화상통신 방법으로 진료해야 하며, 의사는 대면진료 때와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한다.

비대면진료 중개 항목을 살펴보면 처방전의 전달 등을 위해 인터넷 매체(애플리케이션 포함 중개매체)를 이용할 수 있으며 보건복지부장관이 허가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허가할 수 있다. 또한 중개매체는 비대면진료 관련 제공·운영기준에 따라야 하고, 기능 인증을 받아야 한다.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조항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됐다.

특히, 중개업자는 중개매체를 제공·운영하는 과정에서 △의료적 판단에 개입하는 행위 △진료비·약제비·약가·제품명·성분명·효능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호객 행위 등 의료서비스와 의약품을 오남용하도록 조장하는 행위 △약사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보건의료인, 의료기관, 약국, 환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행위 △환자가 의료기관과 약국을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보건의료질서를 저해하거나 환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또한 △직접 또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인, 약국, 약국 개설자·종사자에게 환자 또는 처방전을 가진 자를 소개·알선·유인하고 그 대가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요구하거나 의료기관 등으로부터 이를 받는 행위 △환자·환자보호자 또는 처방전을 가진 자에게 특정한 의료기관등을 추천하거나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다만, 환자 요구에 따라 지역 내 의료기관 등의 명칭·소재지 등을 종합해 안내하는 행위는 예외로 규정했다.

중개업자의 의무조항도 담겼다. 비대면진료 중개업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대면진료 현황조사를 위한 비대면진료 중개매체 이용자 수, 진료과목 등을 분기별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하며 복지부장관은 필요에 따라 이들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개정안에는 공공플랫폼 구축·운영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개정안에서는 공공플랫폼을 '공공비대면 진료시스템'으로 명명하고 복지부장관은 공공기관 또는 관련 전문기관을 지정해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위탁 기관은 정보보호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하며 재위탁 금지조항도 달렸다.

시행은 국회를 최종 통과해 정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남인순 의원을 비롯해 허종식·백혜련·이수진·김남근·김남희·송재봉·이주희·권칠승·김선민·서미화·서영석·문진석·임미애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김정주 기자

기사입력 2025.11.12 15:2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