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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석 의협 범대위 홍보위원장, ‘성분명 처방 국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성인 1007명 대상, 국민 74.2% ‘의약분업 선택제’ 찬성, 70% ‘원내조제’ 찬성
황규석 위원장 “객관적 데이터 바탕으로 정부 및 국회와 적극 소통할 것”

코로나19 이후 국민들의 의료 시스템 선호 변화를 보여주며, ‘의약분업 선택제’ 도입을 촉구하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황규석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 홍보위원회 위원장(서울시의사회 회장)이 27일 오후 3시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성분명 처방 국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먼저, 황규석 위원장은 최근 성분명 처방 도입을 강제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황규석 위원장은 “성분명 처방은 의약품 선택의 주체가 변경되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약화 사고 책임이나 국민 건강에 미칠 파장에 대한 논의는 배제돼 왔다”며 “의약분업이 국민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도 없이 본 법안과 같이 의약분업의 근간을 훼손하고 국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 국민적 합의나 사회적인 논의 없이 발의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규석 위원장은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그리고 미래형 의약분업 모델에 대한 인식을 묻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황규석 위원장은 “의료 환경이 급변했음에도 국민이 현행 제도와 성분명 처방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의료 소비자인 국민이 원하는 제도는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라며 설문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대한의사협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량적 온라인 설문조사다. 

먼저, 제도 인지도에 관한 질문에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성분명 처방 법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거나 안다는 응답은 55.5%였다. 그러나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5.4%에 불과하고, 44.5%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대체조제 제도’와 ‘대체조제 고지 의무’ 역시 비슷했다. 전체적인 인지율은 60%에 육박했지만,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상세 인지층은 각각 17.5%, 22.7%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황규석 위원장은 “국민 대다수가 제도에 대한 피상적인 정보만을 접했을 뿐 이 제도가 나의 건강과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절차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보의 비대칭’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제도를 성급히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첫 번째 경고”라고 꼬집었다.

다음으로, 약사가 의사의 처방약을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했을 때 추후 발생하는 약화 사고나 부작용에 대해 의사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이 진행됐다. 결과는 57.1%의 국민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황규석 위원장은 이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이는 국민 10명 중 6명이 약사가 약을 바꿔 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생기면 의사가 책임져 줄 것이라는 막연하고 위험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책임 소재의 공백 상태에서 성분명 처방이 강행된다면 억울한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며 의료 현장은 책임 공방으로 인한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제한적 성분명 처방 의무화가 국민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법무부 우려에 대한 공감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62.4%의 국민이 ‘동의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황규석 위원장은 “앞서 봤던 것처럼 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국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위험’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넘는 국민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격 요소를 배제했을 때 어떤 의약품을 선호하냐는 질문에 70.2%가 ‘의사가 처방한 약’을 선호했다. ‘약사가 대체조제한 약’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7.3%에 불과했다. 황규석 위원장은 “이 10배에 가까운 격차는 국민들이 약의 전문가로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단순히 약품의 교환보다는 나를 진료한 의사의 판단을 따르기를 원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 시 의료기관 내 직접 조제(원내조제) 허용 찬반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 70.0%가 찬성했다. 황규석 위원장은 “메르스와 코로나 19를 겪으며 국민들은 경직된 분업 제도보다는 위기 시 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연한 의료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며 “약을 구하기 힘들 때는 병원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상식적인 요구”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의약분업 선택제’에 대한 질문이 진행됐다. 환자가 병원 조제와 약국 조제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에 대해 74.2%가 찬성했다. 황규석 위원장은 “강제적인 분업이 시행된 지 20여년, 국민들은 이제 규제와 불편함 대신 ‘나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돌려받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이 그래프가 증명하고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성분명 처방의 위험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의사의 전문적 처방을 신뢰하고 나아가 환자 선택권이 보장되는 새로운 제도를 열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입법을 발의한 일부 국회의원과 정부에 △책임 소재조차 모르며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성분명 처방에 대한 법률제정 즉각 철회 △‘의약분업 선택제’ 도입에 대한 논의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황규석 위원장은 “앞으로도 대한의사협회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및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옥윤서 기자

기사입력 25.11.27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