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진료 초진 대상을 소아 환자까지 넓히려는 정책 방향에 의료계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비대면 초진 대상을 소아 환자까지 넓히려는 정책 방향에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의료계는 대면 진료 원칙 아래 비대면 진료는 보조수단에 머물러야 한다는 '대원칙'이 깨지면 환자 안전이 무너지고 비대면 진료 현장이 의료소송으로 얼룩질 거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4일 '환자의 안전과 의료 전문성 확보를 위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 선결조건,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길'을 주제로 이슈브리핑을 발간했다. 이번 이슈브리핑에서는 의료 현장 경험을 토대로 비대면 진료 위험성과 의료사고·소송 사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의료계가 꼽는 가장 큰 비대면 진료 안전 문제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시범 사업에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는 정부 주장은 단편적이라고 했다. 의정연은 "비대면 진료도 안전하다고 결론 내려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 개개인이 그 기간 다른 증상이나 기타 질환,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건강 상태를 추적해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아 환자 대상 비대면 진료(초진)는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23년 의협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69%가 '소아 환자 비대면 진료는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반응은 17%에 그쳤다. 소청과 전문의 중 단 4%만 '의학적 상담에 한해 소아 환자의 휴일·야간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에 찬성했다. 소청과 전문의들은 소아 초진 비대면 상담이 '안전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의료 제공이 불가능(65%)'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의정연은 "소아 대상 비대면 진료 위험성은 소청과 의사들이 실제 경험하고 있다. 소아는 스스로 증상을 표현하기 어렵고, 보호자 진술로도 정확한 진단이 힘들다. 청진이 필수적이지만 비대면 진료로는 할 수 없다"면서 "소아 대상 비대면 진료는 오진과 진료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이런 오진과 진료 지연이 의료 소송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 나라들에서 실제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의정연은 "비대면 진료 의료 소송 66%가 오진 때문에 벌어졌다. 대부분 초진 환자였다"면서 "비대면 진료 관련 소송 평균 손해배상액이 52만 달러(약 7억2,000만원)라는 보고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 초진을 허용해 얻는 이점이 이같은 위험성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큰 것인지 깊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대면 진료 제도 연착륙은 대면 진료 대원칙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선결조건을 합의한 뒤 가능하다. 의료에서 안전성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고정민 기자
기사입력 2025.08.04 12:33